<독자참여> 독자평가

 

노란 책을 들고 편집실을 찾은 사람들

<東國> 71집 독자평가회

 

 

ⓒ동국교지

 

 

소장하고픈 디자인이지만 가독성은 아쉬워

민감한 사안, 다양한 입장을 공정하게 반영하기 위한 계획적 취재 필요

문화면 글 개수가 다른 면에 비해 적어더 풍부해졌으면

 

 

지난 926일 늦은 7, <東國> 교지편집위원회는 또다시 독자들의 진단을 받았다. 금요일 저녁 편집실을 찾은 독자위원들은 쓴 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고, 편집위원들 사이에선 긴장이 맴돌았다. 독자평가회는 독자들이 교지의 디자인과 구성, 방향 등에 대해 조언하는 자리다. 이번 71집 독자평가회에는 김한결(사학 13), 심기용(사학 13), 이청준(경영학 14), 정진호(정치외교학 14), 최은미(사회학 10) 독자위원이 참여했다.

 

 

 

 

東國 : 이번 호는 노란색 표지디자인으로 굉장히 눈에 잘 띄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심기용(이하 심) : 굉장히 진일보한 디자인이고 전체적으로 정말 예뻤다. ‘노답이라는 기획을 레고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으로 일관성 있게 표현했고, 전체적인 내용 또한 디자인적 요소와 함께 잘 전달된 것 같다.

이청준(이하 이) : 다만 전체적으로 컬러 디자인이 들어가다 보니 배경색과 글자색이 어울리지 않아 가독성이 떨어지는 페이지가 있었고 오랫동안 읽기 힘들었다.

 

東國 : 목차 또한 기획 테마의 색깔별로 표시했다.

최은미(이하 최) : 처음 봤을 때 기획별 색상에 따라 정리된 줄 몰랐다. 글을 다 읽은 한참 후에나 알 수 있었고, 배치 또한 나름 전달하려는 의미가 있겠지만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 목차에 사진을 넣은 형식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한눈에 보이는 것 같다.

 

東國 : 학내 문제를 다룬 기획이 독자들에게 전달이 잘 되었는지 궁금하다. , 나름대로 각 측의 입장에 균형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공정하게 보도를 한 것 같은지?

: 사실 이런 소식을 자세히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각 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그들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을 뿐이었다.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 공정성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어느 쪽이든 각각의 입장은 있기 마련인데, 굳이 따지자면 공대의 ‘1인당 환수금액표를 넣은 건 특정입장에 치우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자세한 정황의 전달 없이 공대와 경영대 측이 학생회를 탈퇴했다고 서술한 내용이 있어 오히려 두 단과대에 불리한 이미지를 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나 공대와 경영대 학생이 기분 나쁘지 않게 읽었다면 중립성은 문제없는 것 같다.

 

 

 

ⓒ동국교지

 

 

東國 : 그렇다면 다른 글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정진호(이하 정) : 대표기획의 첫 글인 대학의 의미를 읽으면서 책의 시작 부분부터 너무 무거운 소재를 다룬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부분에서 딱딱한 소재를 다루다보니 지친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흥미로운 글들을 앞부분에 배치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 알바 노조에 대한 글은 시급 1만 원을 주장하는 취지를 묻지 않고 바로 가능한지를 물어봐서 속 시원한 느낌을 받았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 지면상의 문제이긴 하지만, 해결책이 알바 노조 측의 입장에 치중되어 횡포를 바로잡자는 식의 이야기는 공감이 가지 않았다. 알바 고용주의 입장도 같이 취재했다면 좀 더 현실적이고 공감가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김한결(이하 김) : 학생심리상담센터와 유피어스에 대한 글의 따옴표 디자인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나만 우울한 걸까부분은 공감하면서 읽었지만, 학생상담센터와 유피어스는 찾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앞부분의 이야기를 늘이고 둘을 짤막하게 소개했다면 좀 더 기획에 어울리는 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콘텐츠도 이미 많이 다뤄졌던 소재라 신선함이 떨어졌던 것 같다.

: 영화 ‘10의 이용승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를 잘 표현한 것 같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잘 드러나 있었고, 영화를 꼭 한번 보고 싶을 만큼 글이 재미있었다.

: 스크린에서 흥행하는, 뻔히 아는 영화보다는 이런 의미 있는 독립 영화를 소재로 다뤘다는 것이 색다르고 좋았다.

: 학생들이 나도 동국대학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조합원이 될 수 있고,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잘하지 못한다. 생협에 대해 분석을 자세하게 잘한 것 같고 조합원과 민주주의의 필요성과 참여방법을 잘 소개해 준 것 같아 굉장히 좋았다.

: 역시 조합원 가입과 혜택 같은 것들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쉽게 설명돼 있어 좋았다. Q&A가 쉽게 볼 수 있어 눈이 가는 것 같다.

: 생협에서 관리하는 그루터기식당의 음식 가격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이 글을 읽고 학생들이 생협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구성원들의 참여로 유지되는 협동조합에서) 우리의 무관심이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는 문제의식을 느꼈다.

: 학도호국단 학칙 글에서 학생준칙과 학생회칙의 개념을 먼저 소개하고 유효한 사례들을 제시했더라면 학생들에게 좀 더 와 닿았을 것 같다.

: 글을 쭉 읽다가 기고 받은 글을 접하게 되면 튀는 느낌이 든다. 문학회 글을 보면 글의 논조와 어조가 교지와 다르고 교지가 지키고자 했던 분위기가 많이 무너진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문학회 글은 잘 이해가 안 됐다. 동아리를 소개하는 글인지, 문제점을 제시하는 건지, 참여를 유도하는 건지 뭐가 핵심인지 잘 모르겠고 전체적으로 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와 닿지 않았다.

: ‘슬픔의 강요가 해결책은 아니다라는 글의 제목이 너무 공감이 갔다. 앞서 종이언론과 퀴어 등 소재선택은 훌륭했지만 글의 내용이 깊지 않았던 점, 문단 배치가 어색했던 점이 아쉬웠다.

: 우리는 경쟁 사회 속에서 살고 있고, 경쟁에서 승리한 것도 일종의 승리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한 삶에 대하여글은 상황을 너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서 허무감이 들었다.

: 문화면이 너무 짧았다. 다른 기획에는 네다섯 개의 콘텐츠가 있었지만, 문화면에는 두 개밖에 실리지 않았는데, 문화면의 내용이 풍부해지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東國 : 앞으로 교지의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말해 달라.

: 일반적인 잡지를 보면 미약하게나마 성향이 드러난다. 독자들도 이를 알고 구독하는데, 교지도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비판적인 성향이 있는 건지 뚜렷하게 강조했으면 좋겠다.

: 디자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느껴졌다. 저번 교지는 이런 게 교지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 이번 호는 정말 시각적으로 예뻐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음 호도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썼으면 좋겠다. 디자인이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 동국대에 교지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인지시켜야 한다는 것, 동국대 구성원들이 동국교지는 우리들의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교지가 전하는 한마디

 

 

 

ⓒ디노마드

 

 

독자평가회에서 독자위원들이 평가해주신 <東國> 71집은 단순한 노란 책이 아니다. 그간 겪은 우여곡절을 전하며 다시 한번 다짐을 전한다.

 

<東國> 교지편집위원회(이하 동국교지)는 자치언론과 독립언론의 사이에 있다. 기존 학내 언론에 염증을 느끼고 만들어진 타 대학의 독립언론이나 교지대를 받는 교지편집위원회와 달리 동국교지는 동국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라는 이름을 갖고 예산권편집권 모두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물론 동국교지도 처음부터 교지대 없이 시작한 것은 아니다. 지난 1988년 이래 학교, 총학생회와의 합의하에 학생회비와 별도로 교지대를 책정하여 학우들로부터 교지대를 받았었다. 하지만 학교는 동국교지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20071학기부터 고지서에서 교지대를 임의로 삭제하였다. 본회의 교지 배포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동국교지는 각 단과대 건물에 교지를 배치하여 학우들이 교지를 원할 때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무인배포 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학교는 교지대를 납부한 모든 학우들이 1인당 1권씩 교지를 수령하지 못해 불만이 접수되었다는 말을 전하며 20061학기부터 우편발송으로 배포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교지대를 인상하여 충당하라는 무책임한 대책을 내놓았다. 1년여의 시간이 지난 2007, 학교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갑자기 고지서에서 교지대 항목을 삭제하였다. , 학교는 협상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동국교지의 그 어떠한 노력도 꼬투리를 잡아 거부했다. 그리고 때마침 언론사 통합이 진행 중이니 교지편집위원회가 학교에 소속된다면 걱정 없이 교지를 만들 수 있다는 달콤한 회유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2학기가 시작되기 직전 학교는 갑자기 동국교지를 학내 언론사와 자치기구로서 인정하지 못하며 언론사 통합과정에도 제외되었다고 통보했다. 또 더 이상의 협상의 여지가 없으니 사비로 책을 내든지 알아서 하라고 전했다.[각주:1]

 

교지대가 끊긴 후, 동국교지는 광고비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광고비로는 제작비만 충당하기에도 버거웠기에 편집위원들 스스로 회비를 걷고 교지 선배들에게 모금활동을 하며 교지를 지속해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동국교지는 다양한 학내외 이슈를 다루며 발행해왔다. 20149월에 발간된 <東國> 71[각주:2]은 대학생들이 마주한 현실과 사회이슈를 중심으로 교내 학생회비 논쟁, 청소노동자 문제, 세월호 애도 강요 등의 기사를 담고 있다.

 

동국교지는 1986년도부터 현재까지 같은 자리를 꿋꿋이 지켜왔다. 자치언론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 부족, 편집위원 수의 감소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때도 있었고 교지의 질이나 양, 또는 기사 소재에서 독자들의 만족감을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국교지는 언제나 학우들이 알아야 하고 필요로 하는 기사를 학생 기자의 시선에서 올곧게 전달할 것이다. 또 문제에 대한 비판을 망설이지 않고, 지금보다 더 나은 자치언론 <東國>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많은 학우들이 더 이상 귀여운 레고가 그려진 노란 책으로만 동국교지를 기억하지 않기를, 노란 책이 아닌 동국교지로서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김희선 편집위원

박정우 수습위원

 

  1. <東國> 59집 (2008년 9월 발간) 참고. [본문으로]
  2. 지난 교지 기사들은 동국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 티스토리(http://dkum.tistory.com)에서 읽을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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